마음길/사진과 글

박제된 항해

내마음은 겨울 2025. 4. 17. 19:55

 

박제된 항해

 

구겨진 철판 위
흰 종이배 하나 기울어 떠 있다

 

물결이 아닌
기억의 곡선 위에서

 

목재로 깎은 파도는
소리를 삼킨 채
한 방향만을 응시한다

 

출렁이지 않는 바다
움직이지 않는 항해

 

시간도 바람도
이 벽에선 멈추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마음 안에서
이 배는 여전히
떠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