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길/사진과 글
울림 이전의 침묵
내마음은 겨울
2025. 6. 14. 10:16
울림 이전의 침묵
적삼 붉게 물든 마음
염주 한 알, 또 한 알
세상 근심을 굴립니다.
목탁 울림 속에
하나 되어 흐르는 숨결,
관세음의 이름을 부릅니다.
바람은 고요하고
잎새는 귀 기울여
오늘도 자비는 되풀이됩니다.
기도는 소리보다 깊고
정성은 모양보다 맑아
이 작은 떨림이 하늘에 닿기를.
- 봉원사에서 -
내 마음 한켠
관음재일 아침, 봉원사 경내는 조용히 깨어 있었습니다.
붉은 가사 아래 염주가 하나씩 넘어가고, 목탁 소리는 나무 사이로 번져나가 마치 숲 전체가 기도를 듣고 있는 듯했습니다.
그 순간, 저는 ‘기도는 소리가 아니라 마음의 떨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조심스레 떠올렸습니다.
한 알의 염주, 한 번의 목탁 소리, 그 모든 것이 누군가의 고통을 덜어내기 위한 간절한 바람임을 느꼈습니다.
이 시의 제목 ‘울림 이전의 침묵’은 목탁 소리가 울리기 전, 기도와 자비가 움트는 그 고요한 순간을 표현한 말입니다.
이 한 편의 시는 그런 장면에서 비롯된 기도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고요함을 넘어 세상을 향한 자비로 나아가는 마음,
그 작은 떨림이 관세음보살의 귀에 닿기를 바라며 썼습니다.
이 시와 사진이 독자 여러분께도 잠시 멈추어 마음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고요한 울림으로, 당신의 하루가 부드럽게 물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