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5. 23 연희동
살면서 제대로 삽질해 본 적이 있던가?
살면서 제대로 삽질해 본 적이 있던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모르면서도
나는 삽을 들었다.
땅은 생각보다 단단했고
흙은 쉽게 퍼지지 않았다.
파도 파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지만
나는 계속 팠다.
옆에서 누군가가 말했다.
"거긴 아무것도 없어."
"헛수고야."
그래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멈췄다면
내가 나를 버린 셈이니까.
살면서
제대로 한 번쯤 삽질해 본 적 있는가.
가슴 깊숙한 데를 향해
땅을 파듯
의미 없는 하루를 뒤엎어 본 적 있는가.
나는 오늘도
아무것도 없는 땅을 파고 있다.
다만 이제는
그 안에서
나를 건져올리고 있다.
※ "삽질"은 부정이 아니라, 삶의 고백이자 자기 확장의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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