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없는데 누가 문을 여는가 - 주홍문 앞에서
마음길/사진과 글 2025. 6. 14. 11:16
문이 없는데 누가 문을 여는가 주홍색 담은 다만 붓질된 바깥이요그 안과 밖은 본래 둘이 아닌데,누가 이르기를 안이라 하고 밖이라 했던가. 문은 거기에 있다.무량겁 (無量劫)을 두드린 수행자처럼.그 문에 달린 손잡이 하나,부처는 다만 그것을 ‘방편(方便)’이라 일컫는다. 잡아 돌리는 이 없는 손잡이,잡지 않음으로써 열리는 문이 있다면그대는 과연 어느 방향으로 발을 들이는가. 경계는 마음에서 생기고,담은 집착으로 빚어졌으며,문은 깨달음에 이르는 허공에 불과하다. 그러니 들어서되 머물지 말고,보되 보지 말며,그 문을 지나되그곳에 ‘안’이 있다고 믿지 말라. 모든 담은 스스로 무너지며,문은 문이 아닌 것을 가리킨다.손잡이 하나가 설법 (說法)을 대신할 때,그대는 비로소 돌아설 수 있다. - 주홍문 앞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