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
어둠은 발끝을 잡고
나는 조심스레 내려간다.
삶이란
언제나 오르막만 있는 줄 알았지만
어느새
어깨 위 전등 하나
떨리는 빛으로 따라온다
멈추라 명령하는 러버콘들은
언제부터인가 내 마음의 경계석
넘지 말아야 할
수많은 작별과 후회의 모서리
누구도 손잡아 주지 않는
쓸쓸한 내리막길
비틀리는 그림자 하나가
나를 앞서간다
빛도 길도 끝을 숨긴 채
삶은 한 발 한 발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기울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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