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고름
한 뼘 인형이
곱게 옷고름을 쥐고 서 있다.
말이 없어도
그 자세 하나로
시간과 예의가 묻어난다
그 곁에
당신의 뒷모습이 앉아 있다.
빛은 흐르고
주변은 조용히 흔들린다.
나는 그 틈에서
단단히 고인 순간을 들여다본다.
세상은 끊임없이
풀었다 다시 묶는 옷고름 같다.
그 끝을 당신과 내가 함께 매어가며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셔터를 눌렀고
그 안에
당신과 인형과
그리고 묵묵한 사랑 하나가
오래도록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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