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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발끝

 

구두 한 켤레
벽에 붙어 있다

 

땅을 딛지 못한 채
어디에도 가지 못한 채

 

누군가의 하루가
그대로 멈춰버린 자리

 

그 위에 내린 빛
그림자를 발아래로 떨군다

 

떠날 수 없었던 발끝엔
아직도 길이 꿈틀거린다

 

그 벽엔

말없이 돌아선 시간이

아직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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