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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한 가닥 마음 한 줌

 

거친 세월이 지나
주름진 손끝에 닿은
향 한 가닥


묵은 바람 속
무언의 기도가
연기로 피어난다

검은 외투, 마스크 너머
눈빛 하나 맑고 깊어
지극한 마음이 보인다

향연은 바람을 타고
돌기둥 너머 하늘로
가만히 오르고

그 순간

모든 소란은 멎고
태어난 것들은
늙고 병들고

떠날 것을 안다

향 사이로
삶과 죽음이 스쳐가고
남은 건
기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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