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귀 기울이다
마음길/사진과 글2025. 4. 15. 13:41
길 위에서 귀 기울이다
도로 위 소년이 귀를 댄다
“세상이 뭐라 속삭이든 간에”
지나는 차들 속사정을 듣는다
“그대 마음, 거기 있긴 하네?”
돌로 빚은 표정은 말이 없다
그저 웃고, 그저 듣고, 그대로 있다
삶이란 바람 속 편지
도로와 바퀴가 부딪는 이야기
누가 그랬지 도시엔 꿈이 없다고
하지만 그는 오늘도 듣는다
시나브로 햇살은 팔꿈치에 내려앉고
바람은 귓불에 조용히 스미지
그는 묻지 않고 기억한다
누구도 귀 기울이지 않는 것을
차가 지나가도, 시간이 멈춰도
그는 웃는다
“나는 듣는 법을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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