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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에 말을 걸다

벽에 누운 전봇대의 그림자
도시는 빛과 전선으로 대화 중이다

 

 그림자는 말이 없다
그러나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각도로
묵묵히 이 도시를 기억한다

 

구름이 덮어도
비가 와도
한 가닥의 빛은
여전히 그림자를 만든다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는다
잠시 숨어 있었을 뿐

 

그래서 오늘도 나는
그림자에게 말을 건다
"거기, 아직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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