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밑의 시간
마음길/사진과 글 2025. 4. 12. 13:20
발 밑의 시간 사람들이 지나간다 말 없이, 눈길 한 번 없이 빛 아래, 몸을 맡긴 채 서둘러 지나간다 나는 서 있다 구부정한 어깨에 수많은 계절을 얹고 말없이, 허공을 바라보며 문 하나 없는 문 앞에서 누군가 내게 말을 걸면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까 돌로 된 심장은 아직 두근거리는가 기억의 사람들 때로는 웃고 때로는 등을 돌리고 모두들 살아 있다 나는 그저, 지나가는 그들을 기다리는 일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