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의 무게
마음길/사진과 글 2025. 4. 24. 15:06
이슬의 무게들녘에 선 벼는아직 말이 없지만그 잎 끝에 맺힌 이슬은하루를 견디는 기도로 빛난다 저 고운 초록이몇 번의 비에 쓰러지고몇 번의 바람에 꺾이면서도결국 익어간다는 걸우리는 안다 논 한 자락그 속에 숨은 땀방울이아무도 모를 때부터 흘렀다해가 뜨기도 전발목까지 찬 물을 헤치고 걷던아버지의 뒷모습 한 톨의 쌀이 되기까지이슬은 이슬이 아니었다노동이었고기도였으며묵묵한 기다림이었다 오늘, 벼가 선 그 자리에서나는 고개를 숙인다.농사는 땅이 짓지만사람이 견디는 것임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