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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버스 종점의 커피자판기에서 400원짜리 종이 커피를 뽑아들고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작은 잔디밭에 몇 안되는 낙엽들이 누워있습니다.

 

 

 

종이컵에 입을 대어 커피 한 모금을 머금으니, 미처 녹지 못한 설탕으로 인해 단맛보다는 쓴맛이 입 안 가득히 퍼집니다.

 

 

 

푸르름을 자랑하던 잎은 땅에 누워 가을을 재촉하는듯 합니다.

 

 

 

오랫동안 서 있었을 나무 옆에 잠시 지친 다리를 쉬어갈 수 있도록 긴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서너모금 마신뒤의 커피, 손으로 흔드니 설탕이 녹아 이젠 커피맛이 달달합니다.

 

 

 

긴의자에 앉아 나무를 올려다 보니 다른 푸른 잎들보다 먼저 땅에 몸을 뉘일 노란잎이 보입니다.

 

 

 

저 멀리로는 인왕산이 지는 해의 빛을 온몸으로 받고 있습니다.

 

잠시 잠깐의 일상 탈출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2014년 10월 7일 이진아도서관 뒷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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