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며칠 전 포스팅 했던 이야기처럼


점심 식사 후 종이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긴 후

일 할 시간이 되어 앉았던  의자에 카메라를 둔줄도 모르고 급히 자리를 떴습니다.

카메라를 두고 왔다는 생각은 자리를 이동한지 약 30분 후...

급히 사무실 5층에서 1층으로 ...


없더군요.


근처에 앉아 계신 분들에게 부질없는 짓이지만 

"혹시 카메라 보셨나요"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당연히 돌아온 대답은 "못봤는데요."


낙담하고 사무실로 돌아오다가 혹시나 하고

로비의 안내 데스크 담당자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저 혹시 카..."

"이거요?"

"네!" 

"감사합니다. 잃어 버렸다 생각하고 돌아 오던 길인데요."

"아. 붙여 놓은 쪽지 못보셨어요?"

"네? 못봤는데요."


친절하게도 데스크 아가씨가 카메라 습득 사실을 알려놓은

쪽지가 있는 곳까지 안내해 주었습니다.

가보니 위의 사진처럼 쪽지가 붙어 있더군요.

"카메라 분실하신 분 1층 안내 데스크로 가세요"

의자가 놓여있던 정면이 아닌 측면에 붙어 있어서 제가 못보았더군요.


"혹시 연락처라도 남기셨나요?"

"아니요.

혹시 다음에 오시면 연락이라도 해 주십사하고 연락처 남겨 드려도 될까요?"

"네. 그러세요. 가끔 오시는 분 같으니까 연락이 되실 거에요."

전화 번호를 남기고 다시 사무실로 복귀 했습니다.


한 20여 분 흐른 뒤 진동으로 해 놓은 전화가 울립니다. 

반갑게도 제 카메라를 맡겨주신 분이었습니다.

지금 움직일 상황이 안되어 꼭 연락을 한 번 다시 해 주십사 말씀을 드리니

괜찮다, 본인에게 잘 돌아갔으니 괜찮다고 그러시네요.


생각보다 빨리 일이 마무리 되어 혹시나 만나뵐 수 있을까 하여  

곧바로 1층 로비로 내달렸습니다.


안내데스크로 가서 물어보았습니다.

"혹시 통화 하셨던 분 아직 계신가요?"

"아뇨. 방금 나가신것 같은데요."

"어떻게 생기셨죠?"

"나이가 많으시고요. 모자를 쓰셨는데 키가 훤칠한 편이세요."

"아. 이런...."  "잠시 찾아보고 올께요.'

바로 건물 밖으로 나가 모자쓰신 나이드신 분들을 찾아 보았습니다.

ㅡㅡ;

길 건너 버스 정류장까지 모두 5분의 모자쓰신 분들을 만났지만 

모두 아니시더군요.


어째든 다시 연락이 되시면 고맙다는 말씀을 꼭 해드리고 커피라도 한 잔

대접해 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데...


키가 원칠하고 모자쓰신 노인 한분과 로비에서 마주쳤습니다.

매우 인자하게 생기신 분이었습니다.

"혹시 카메라.."
"네? 네!"

"아이구, 선생님. 감사합니다.


인사와 함께 연신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니 매우 겸연적어 하십니다.

"누가 카메라를 만지작 거리길래 당신거냐고 물으니 아니라고 해서

안내데스크에 맡기고 쪽지를 붙여 놨지요. 본인한테 돌아가서 잘 되었네요."


실은 같은 연배의 영감님 세 분이 제가 자리를 뜨기 전에 앞의 데스크에 앉아서

막 커피를 드시려던 것을 보았었습니다. 그 세 분중 한 분이셨구요.

제가 자리를 뜬 후 카메라가 의자에 남겨진 것을 보셨는데, 누군가가 

제가 앉았던 그자리에 앉아 카메라를 만지작 거리자 

"당신거냐?"라고 물으신것 같습니다.


연신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커피 한 잔이라도 대접해 드리고 싶다라고 말씀을 드리니

극구 괜찮다고 하시면서 볼일 보라고 하시네요.


홍제1동에 사신다는 말씀 이외엔 아무런 말씀도 안해주시네요.

"감사합니다. 잘 사용하겠습니다."

가시는 뒷 모습을 본 후 사무실로 가는 중 몇년 전 매우 속쓰렸던 일이 생각나더군요.


가족여행을 떠났던 동해안 바닷가에서 카메라 가방을 몽땅 잃어버렸던....

솔직히 카메라 보다는 그 안에 담겼던 우리 가족의 사진들...

주민등록증....

메모리...

카드

현금...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하면 ....

모두 다 생각나요. 

아직도 생각나요.

모옹땅...

가져간 x  나쁜 x


그런데.....

잃어버린 나도 잘못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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