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마음길/사진과 글2012. 1. 20. 01:21
바위 -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움직이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깍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非情)의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출전 : '생명의 서'(1947)
2009년 1월 17일경 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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