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봉수대

 

 

이제 날씨도 선선하여 산을 오르기에 좋습니다.

오후 시간을 내어 올라갔습니다.

아주 오랫만에 카메라도 챙기고 갔습니다.

카메라만 딸랑...

 

날씨가 좋아 동호회인듯한 분 여럿이 사진을 찍고 있더군요.

장비가 꽤나 좋아 보이구요. 모두 삼각대를 소지.

카메라 앞엔 큰 정사각형의 필터를 장착했더군요.

빛의 산란을 막아주는 편광필터인듯 합니다.

 

외국인도 보입니다. 무려 렌즈만 5개

부지런히 서울 전경을 찍기도 하고 봉수대에 함께온 연인들의 뒷모습과

실루엣도 담더군요.

살짝 저도 뒷모습을 찍힌듯 합니다.

 

연방 플래쉬를 터트리시는 아버님뻘 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말씀을 함께 나누면 좋읉텐데 워낙 제가 사진촬영 지식이 짧은탓에

몇마디 나누어 보질 못했네요.

예전엔 타임랩스 촬영하시던 나이 지긋한 분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는데

아직까지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둑어둑 해가 지면서 63빌딩의 벽이 점차 빛을 발하더니 어두워집니다.

사진과 동여상을  남기긴 했는데, 아직 작업을 하지 못한터라

포스팅은 못합니다.

 

8시가 다 되어 하산...

별빛에 의지하여 산을 내려갑니다.

조금 무서운 생각도 듭니다.

사람이 무서운게 아니라

내리막길에 돌부리에 걸려 구를까봐...

많이 다녀본 길이라 어렵지는 않았는데

작은 램프라도 하나 장만해야 겠습니다.

높지 않은 산이라 얼마 안내려가

반가운 '자락길'을 만났습니다.

데크로 마련된 길이라 걷기가 수월합니다.

더러 핸드폰 라이트를 키고 오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반갑습니다.

늦은 시간에 운동을 하는 사람들 같습니다.

서로 말들은 안겁니다.

 

반쪽님이 택시를 타고 제가 주차한곳까지 왔네요.

전화가 통하지 않아 혹시 사고가 난것은 아닌지 매우 걱정했답니다.

차에 제가 없으면 연희지구대(파출소)에 연락을 하려고 했다네요.

음....

사고가 났더라면 혹 방송출연까지?

이런 방송출연은 사절입니다.

 

나의 반쪽님

엄청난 사랑(반어법)을 퍼부어 주네요.

아! 난 행복한 사람!

 

그나저나 큰애 수시고사 자소서(자기소개서)를 봐주지 않는다고 뭐라 하네요.

봐 줄게 뭐 있나요?

자기 소개서는 자기가 쓰는거지.

문맥이나 오탈자만 잡아주면 되는거 아닌가요?

결국은 자소서 보다는 성적으로 입학 허가가 나는것 아닌가요?

자소서 봐주는데 70만원이라지요?

 

입시 전형이 각 학교마다 제각각이라면서요?

수많은 전형이 존재하고 학부모의 정보, 경제력으로 수시 입학이 가능하다는데...

여러곳에 서류를 내야하고

각 학교에 맞는 자소서를 써야 하고

잘 안써지거나 쓸게 없으면 괴로워하고

그것도 시험 보기 전에

 

왜 이런 절차를 우리 아이들이 밟아야 하는지요?

진정 개천에선 용이 나오기 힘든 상황이 되었나 봅니다.

인성교육을 외치면서 학교에서는 인성교육을 위한 과정은 거의 전무하다시피하고

인성교육이 안되면 사교육이라도 안받게 학교에서 교육의 질을 높여 주던지.

야자(야간자율학습) 시간엔 제대로 통제가 안되는 학교도 많고

교과서는 아예 안배우거나 배우는 흉내만 내고 입시 문제집만 풀게 하고

엄연히 존재하는 우열반과 상위권 학생들에게만 몰아주는 교내 상장들...

ㅡㅡ;

 

좋은 공기 흠뻑 맡고와서 왠 투덜댐?

 

지인이 선물한 거창 막걸리와 함께  반쪽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술 끊은지가 오래되어 막걸리 한잔에도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뜁니다.

반쪽님 역시 주량이 줄어 많이 마시질 못합니다.

대신 안주가지고 서로 싸우지요.

 

서로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남들만큼 지원 못해준 아이들 특히 큰 애에 대한 미안함으로

둘 다 마음이 시립니다.

 

 

2015년 9월 7일 안산 봉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