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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피해 양달에 몸을 좀 녹이니 살것 같군요.

이제 하산하렵니다.

살짝 갈등이 옵니다.

북서쪽으로 갈까?

아니면 왔던 길로 되돌아 갈까?

아니면 바윗길 아래로 독립문쪽으로 갈까?


인왕산을 바라보며 걷는

북서쪽을 택했습니다.

이쪽은 해가 잘 들지 않는 쪽입니다.

겨울에는 잠시 잠깐

서쪽으로 해가 지기 전에

간간이 비추는 지역입니다.

좀...

음습한 지역입니다.

그래도 길은 호젓하고

산책하기에는 좋습니다.

바람도 윗쪽 보다는

훨씬 덜하여

하산하기에

괜찮군요.


오른쪽이 무악재, 인왕산쪽입니다.

왼편 산등성이로

보일듯 말듯 해가

머리를 내민탓에

나무들이 빛을 받고 있습니다.

그 무성했던 여름, 가을날의 잎들은

다 떨어지고

가지만 아상하게 남았습니다.



10여분 천천히 걸어 내려오면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정자를 만납니다.

이곳은 해가 잘 드는 곳입니다.

오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군요.



이제 내려가는 길입니다.

내려가다 보면 두갈래 길이 나오는데

왼편길은 자작나무 군락을 볼 수 있는 길이구요.

오른쪽은 메타세콰이어 숲을 볼 수 있는 길입니다.

전 오른쪽으로 내려갑니다.


메타세콰이어 숲에 다다랐습니다.

이곳은 햇볕이 쪼이는군요.

메타세콰이어 잎들이 빛을 받아

운치있는 풍경을 보여줍니다.

가을에 왔더라면

좀 더 멋진 풍경이었을텐데.

좀 아쉽군요.








잠시 앉았다 가고 싶은데

춥고...

배고프고...

목도 마르고...

낮은 산이라도

준비는 단단히 하고 와야 합니다.

대충 옷 챙겨 입고

구두신고 왔더니

발도 아프고

무릎도 아프고

애구 애구....


잘 찍어보고 싶은 역광사진

잘 안되네요



필터를 쓰면 잘 나올듯도 하고

후보정도 잘 하면 괜찮은 사진일듯 한데


지금 보이는 사진이

그냥 그대로 보이는 실제 모습과 

비슷한 풍경 사진입니다.

2017년 11월 29일 서대문 안산